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윌스트리트의 주목해봐야 할 세가지 포인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윌스트리트의 주목해봐야 할 세가지 포인트

5 궁즘증 0 42 09.13 13:33


지난 주 월가 증시에서 대형주 중심의 다우지수는 한 주간 2.15% 떨어져 10일 3만4067.72에 마감했습니다. S&P500도 한 주간 1.69% 떨어져 10일 4458.58을 기록했습니다. 다우와 S&P500은 엿새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S&500의 주간 하락폭은 지난 6월 중순 이후 가장 컸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한 주간 1.61% 떨어져 1만5115.49로 마감했습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8월 생산자 물가는 작년보다 8.3% 올랐습니다. 전달의 7.8%보다 상승폭이 커졌고, 2010년 이후 1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오전 8시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 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번 주에 주목해 봐야 할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로 ‘다시 보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주식 절반이 조정 중’ ‘G2 정상 통화, 월가의 기대’를 꼽았습니다. 미국은 개별 주식으로 보면 지난 5월 이후 정점을 찍고 나서 10% 이상 조정을 받은 주식이 절반 이상에 달한다고 합니다. 방송에서 그 상황을 알아 봅니다.

조선일보가 마련한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는 경제부 차장이자 경제학 박사인 방현철 기자가 글로벌 경제의 신호등이자 알람 시계 역할을 하는 월스트리트의 시황을 증시 전문가들과 함께 매일 오전 8시 세 가지 포인트로 정리해서 전해 드리는 유튜브 방송입니다. 함께 즐겨 주시고 ‘좋아요’ ‘구독’ 부탁드립니다.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방현철 박사의 월스트리트.

◇ 다시 보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생산자 물가는 작년보다 8.3%보다 올랐습니다. 전달의 7.8%보다 상승 추세가 더 가팔라진 것입니다. 4월에 6.5%로 6%대를 기록하면서 11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온 이후 계속해서 급등 추세입니다. 생산자 물가는 2~3개월 후에 소비자 물가에 전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 생산자 물가 상승률 추이. /자료=미 노동부
미국 생산자 물가 상승률 추이. /자료=미 노동부

미국의 8월 소비자 물가는 오는 14일 발표됩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 전년 대비 2.6%로 2% 선을 넘어선 이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5월 5%를 기록했고, 6월과 7월엔 5.4%로 같았습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월가의 8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은 5.3%입니다.

코로나로 충격을 받았던 작년의 경우에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6%로 0%대를 기록한 후에 1%대로 올라섰습니다. 그래서 7월 이후에는 작년에 상승률이 워낙 낮았기 때문에 올해 상승률이 높아 보이는 ‘기저효과’가 사라질 것으로 봤습니다. 8월 소비자 물가마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인플레가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바뀌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생길 수 있습니다.

더구나 생산자 물가가 계속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서 소비자 물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생산자 물가 상승은 공급 병목 현상으로 인해 자재나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으로 지적됩니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에서 생산자 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8월 생산자물가는 전년보다 9.5%나 상승했습니다. 전달의 9.0%보다 더 상승 속도가 빠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가 중국의 생산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전세계에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중국의 생산자 물가 상승률 추이. /자료-중국통계국
중국의 생산자 물가 상승률 추이. /자료-중국통계국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일시적’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기간과 수준은 정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의사록을 분석하면 올해 중에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내년에 완화될 것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올해는 5% 전후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 1분기에나 떨어지기 시작해 3~4분기쯤 돼야 2%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물가는 상승하지만 경기는 둔화한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블룸버그가 72개 월가 투자 기관의 성장 전망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은 지난 7월말에만 해도 6.6%로 내다봤지만, 9월 3~9일 조사에서는 5.9%로 내려갔습니다. 대표적으로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을 6%에서 5.7%로 낮췄습니다. 특히 3분기 성장률 전망은 월가 평균이 5%로, 한 달 전의 6.8%에서 확 내려갔습니다. 월가 기관들이 경제 성장 전망을 낮추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째,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해서 소비자 수요가 지지부진해진다는 것입니다. 둘째, 공급 병목 현상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월가의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 변화 추이. /자료=블룸버그
월가의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 변화 추이. /자료=블룸버그

다만 이런 성장 전망은 기존의 미국 연간 성장률인 2~3%보다는 높은 것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는 과해 보입니다. 다만, 인플레가 강해지면서 가격 설정 능력이 없는 기업들의 실적이 줄어들 우려는 여전히 있어 보입니다.

◇ 주식 절반이 조정 중

지난 7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애플이 10일엔 3.3%나 급락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의 연방지방법원이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가 반경쟁 행위라며 애플이 90일 내에 외부결제용 링크를 앱에 넣는 것을 허용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입니다. 애플은 자사 앱스토어 내에서 결제할 것을 요구하면서 통상 매출의 15~30%를 수수료로 떼어 갑니다. 작년 애플의 앱스토어 매출은 640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업계에서는 개발사들이 애플의 앱스토어 결제를 우회하게 되면 애플은 10억~40억 달러의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기도 합니다.

애플 로고 안에 비친 애플 앱스토어 로고. /AFP 연합뉴스
애플 로고 안에 비친 애플 앱스토어 로고. /AFP 연합뉴스

이뿐 아닙니다. S&P500에 속해 있는 주식의 절반 정도가 이러저러한 이유로 조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S&P500은 34일 동안 1% 이상 오른 적이 없는데, 이는 지난 20개월 동안에 1% 이상 오른 날이 없는 가장 긴 기간이라고 합니다. S&P500은 작년 10월 이후 5% 이상 폭락장을 보이지 않는 안정적인 상승장을 보이고 있지만, 그 이면에 급등하는 장세도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는 동안에 개별 주식으로 보면 지난 5월 이후 정점을 찍고 나서 10% 이상 조정을 받은 주식이 절반 이상에 달한다고 합니다. 겉으론 평온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 같지만, 수면 밑에서는 많은 주식들이 조정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블룸버그가 5월1일 이후 지난 10일까지 업종별로 따져 봤더니, 에너지 업종은 고점 이후 10% 이상 하락한 경우가 100%에 달했습니다. 소재 업종도 82%에 달하고, 재량 소비재는 78%, 금융은 71%에 달했습니다. 평균적으로는 S&P500 기업의 56%가 10% 이상 조정을 받았습니다.

10% 이상 조정을 받은 주식의 S&P500 업종별 비중과 러셀2000 중 비중. /자료=블룸버그
10% 이상 조정을 받은 주식의 S&P500 업종별 비중과 러셀2000 중 비중. /자료=블룸버그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을 보면 조정이 더 심합니다. 러셀2000은 미국에서 시가총액 상위 3000개의 기업 중 상위 1000개를 제외한 2000개의 기업의 주가로 만든 지수입니다. 경기에 민감한 기업들이 많아서 미국 경기의 바로미터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러셀2000 기업 중에선 90%가 10% 이상의 주가 조정을 받았습니다. 20% 이상 주가 조정을 받은 경우도 55%에 달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등 빅테크 5개 업체가 주가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S&P500의 경우 지난 3개월 간 4% 정도 올랐는데, 이들 빅테크 빅5를 제외하면 2% 정도 상승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빅테크가 주목받는 상황이 계속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습니다. 규제, 증세, 과열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개별 주가는 떨어져도 전체 주가 지수는 오르자 개별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지수에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것 같습니다. 8월 말 현재로 ETF에 글로벌 자금이 8342억 달러가 들어와서, 작년 한 해 들어온 7628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다만 모건스탠리를 선두로, 골드만삭스, 씨티,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향후 주가 요동을 경고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 G2 정상 통화, 월가의 기대

지난 9일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전화통화가 있었습니다. 양국 정상간의 통화는 7개월만입니다. 지난 2월 통화 때는 바이든 대통령이 인권문제, 위구르, 홍콩, 대만 등 민감한 이슈를 언급했고 시진핑 주석이 이에 반발하면서 분위기가 긍정적이지 않았습니다. 이번 통화에서는 주로 기후협약, 코로나 극복에 대한 내용이 이야기됐다고 알려졌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통화를 직접 요청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합니다. 미국과 중국은 여러 산업들이 미묘하게 얽혀져 있어 양국 모두 상대국과 협업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 통화가 미중 관계 개선의 변곡점이 될 지 지켜봐야 합니다. G2 정상의 통화 뉴스가 전해지면서 중국 관련 기업들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친환경 분야도 이슈인데 트럼프 정부 때 기후협약 탈퇴로 미국이 다른 선진국들에 대비해 신재생에너지 진척도가 크게 뒤쳐져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발표한 친환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친환경 비전을 발표하고 세부 지원 계획을 세웠지만 진행이 예상보다 더딘 상황입니다. 전기차는 차량용 반도체, 배터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신재생에너지도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충분치 않습니다. 코로나 이후 환경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상황에서 친환경에 대한 진척이 늦어질 경우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는 풍력, 태양광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태양광발전의 경우 중국기업들의 세계시장점유율이 압도적입니다. 중국기업들은 태양광 웨이퍼의 92%, 셀모듈의 80%를 점유하고 있고 가격 경쟁력이 탁월합니다. 미국이 태양광 발전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업이 불가피합니다.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미국기업들의 점유율이 80%입니다. 최근 중국 제조업 지표들이 예상보다 부진합니다. 중국도 미국의 반도체칩, 반도체장비가 필요합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뉴욕 본사. /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뉴욕 본사. /로이터 연합뉴스

금융 분야에선 미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은 지난 달 30일 출시한 중국 공모 펀드를 통해 10억 달러를 모았습니다. 외국 기업이 중국 고객 대상 공모펀드를 중국에서 출시한 것은 이번이 최초입니다. 이미 JP모건이 100% 지분을 가지는 현지 증권사 설립한 바 있으며 블랙스톤, 브릿지워터 등 거대 운용사들의 중국 진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국기업들을 육성하기 위해 외국자본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미국 운용사들은 과거 한국, 베트남 등 신흥국 자본시장이 개방되는 과정에서 큰 수익을 거둔 경험이 있기 때문에 중국이라는 거대 자본시장을 통해 열리는 기회를 놓칠 리 없습니다.

미중 간의 갈등은 경제적 이유로 산업별로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번 통화를 계기로 미중 갈등이 완화된다면 관련 산업들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대체불가한 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월스트리트의 세 가지 포인트를 한줄평으로 요약해 보겠습니다. 첫째, 미국에서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오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공급 병목 현상이 더 심해질까 봐 걱정이 큰 것입니다. 연준은 인플레는 일시적이라면서 국민들을 달래고 있지만, 물가 상승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가 지표도 유의해서 점검해야 하겠습니다. 둘째, 월가 주가가 상승하는 이면에 개별 기업들은 주가 하락을 겪는 경우가 절반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9월 들어서는 평온한 주가 지수 상승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주가 하락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셋째, 미국과 중국, G2 정상이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미중이 갈등 양상을 보이지만, 신재생에너지, 반도체, 금융 등 서로 필요로 하는 분야에선 협력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돈 앞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어 보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어들지 늘어날지 주목해 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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