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나 퇴사할래요.

엄마 아빠, 나 퇴사할래요.

퇴사준비생 1 1,002 06.2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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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퇴사 시즌이다.

다음 달이면 상반기 성과급이 나온다.

성과급을 받고 이직 준비 혹은 퇴직을 꿈꾸는 직장인이 많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7월 중에 퇴사를 꿈꾸고 있으며,

퇴사를 결심했을 때 가장 걱정이었던 부분은 부모님 설득이었다.





#내가 부모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이유


사실, 나는 부모님의 의견을 별로 존중하지 않는다.

지난 28년 동안, 부모님이 말하는 대로 살아왔고,

부모님이 원하는 경쟁에서 사실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나에게 남은 것은 별로 없었다.

그저 평범한 대기업 사원증 하나 뿐.

소개팅을 나가도 평범한 대기업 사원이었고,


나는 그 어느것 특별할 것 없는, 아침이면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고 만원 지하철에서 미국 라디오를 들으며

출근하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다.


부모님이 원하는 삶이 내가 평범하게 평생 죽어라

노력만 하는 삶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나는 절대로 부모님 의견을 존중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부모님 말씀의 반대로 했다.


이번 코로나19가 터진 직후에 대출까지 받아서 주식 투자를 했을 때

부모님은 이번에도 열렬히 반대했다.


"너가 집안 망하는 꼴을 보고 싶느냐?"

"너가 드디어 미쳤구나"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부모님의 의견과 반대로 했더니 돈을 엄청나게 많이 벌었다.


그리고 부모님 마저 치솟는 주식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나에게 주식으로 돈을 벌어달라면서 돈을 맡겼을 때는

(일반인들이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을 때)


오히려 주식시장이 폭락하여 

돈을 잃었다.


부모님과 반대로 행동했더니

돈을 벌고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건 사실 당연한 것이다.

세상에 부자는 적고 평범한 사람은 많으니,

평범한 사람과 반대로 하는 소수의 편에 서면 부자가 될 수 있다.


부모님 말과 반대로 하는 것이 더 정답이라는 나의 가설은

내 주변 친구들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동네에서 가장 공부를 잘하는 고등학교를 나왔다.

이 친구들은 모두 부모님 말을 잘 듣고,

부모님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재수를 했고 삼수를 했다.

그리고 취업도 대기업과 공기업을 들어가기 위해

아직까지도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


때로는 너무 현실이 답답해서

너무 화가 나서 혼자서 고민해본 적이 있다.


'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지?'

'부모님 말대로 열심히 공부했고, 선생님 말대로 모범적으로 살았다'

'그런데, 대체 뭘 잘못했길래 우리는 아직도 이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답은 언제나 하나로 귀결되었다.

부모님 말씀을 너무 잘들어서 그렇다.

과열된 평범한 성공 공식에 뛰어들어,

과열 경쟁 속에서 적은 파이를 많은 경쟁자들과 나눠 먹어야 해서 그렇다.


28의 나이로 우리 고등학교 출신 중 가장 많은 돈을 받고 있는 친구는

파일럿이 된 친구이다.


이 친구는 대학 입시 당시, 한양대 일반 문과와 항공대 운항 중 선택할 기회가 있었다.

부모님은 당연히 보이는 것을 중시했으니, 항공대는 절대 가면 안된다며

명문대인 한양대를 갈 것을 종용하였다.


하지만, 내 친구는 결국 부모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600명의 동기 중에 현재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이 이외에도 부모님 말을 잘듣던 내 친구들이

아직까지 독서실에서 공부를 할 동안,


부모님 말을 잘듣지 않던,

군대의 후임들과 중학교 친구들은 


IT 사업가, 고깃집 사장님, 클럽 DJ, 타투이스트 등이 되어,

자기 분야에서 성과를 내면서 빛나는 도전을 하고 있다.

(말이 빛나는 도전이지 대기업 사원보다 최소 2배 이상은 번다)


평생 모범적으로 살아오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대다수의 경쟁에서 승리한 내가,

하루 종일 엑셀이나 만지작 거리며

평범한 상사들 비위나 맞춰주고 있을 때,


자기 삶을 개척했던 친구들은

그 자신들만의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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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나 퇴사할래요


그렇기에, 퇴사를 결심한 이후에도 부모님의 의견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결정한 것은 그대로 실행할 뿐이다.

부모님께는 통보할 뿐,


부모님께 퇴사하고 싶고, 사업을 하고 싶다라는 말을 드렸다.

엄청나게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어린 시절의 나처럼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부모님 또한 자신들이 주장하는 삶의 성공 공식이 지금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토론 때, 아버지가 했던 말 중에서 가장 마음에 걸리는 말이 하나 있다.


"퇴사를 하는 것은 쉬운 길이다. 버티는 게 어려운 길이다."

"퇴사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버티는 건 끈기와 노력이 필요하다"

"직장인들 무시하지마라, 그들이 정말 대단한 사람들인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공감이 되었다.

내가 평범하다고 느꼈던 직장인들이

한편으로는 대단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가족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많은 짊을 지고 살아가는 멋진 사람들.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 다들 자신의 책무를 다하는 멋진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얼마 안가 나는 다음과 같이 반박하고 만다.


"직장인이 어려운 길이고, 퇴사가 쉬운 길이면, 나는 쉽게 살래"

"평생 어려운 길만 걸었고, 그 어려운 길, 피튀기는 경쟁 다 이겼는데 남는 거 별로 없더라"


서로 간의 상처만 남긴 채,

나는 끝까지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하고

통보만 한 채로 집을 나섰다.


언젠가는 꼭 성공해서 돌아오겠다는 말과 함께.


사실 나도 잘 모르겠다.

뭐가 정답인지.


그래서 그냥 이번에는 오답을 한 번 제출해보려고 한다.

어차피 정답을 제출해봤자, 무의미한 게임일테니,

내가 쓰고 싶은 답을 쓰겠다.




Comments

퇴사 가즈아ㅏㅏㅏ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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